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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게의 하루

유아 MRI 촬영 후기, 중요한 수면마취 금식 시키기



오늘 9개월만에 둘째 MRI를 찍고 왔어요.

생화 100일 갓 지나고 첫 MRI를 찍고 지금까지 일년에 두세번씩 계속 찍고 있어요. 처음 유아 MRI 찍을 때는 울기도 많이 울고 시간도 그렇게 더디 가는 것 같이 느껴져 걱정도 많았는데, 이제는 상황이 달라지기도 했고 MRI 자체가 힘든 과정은 아니라 큰 걱정 없이 촬영하고 있어요.


아직 어린 아이이다 보니 꼭 챙겨야 할 것들이 있는데요

제가 유아 MRI 촬영시마다 준비하는 몇 가지 내용을 정리해볼께요.






1. 아이의 옷

- 금속 달린 옷, 액세서리는 금지


유아이다 보니 MRI 촬영, 잦은 엑스레이 촬영에 방사능 노출이 걱정되기도 했는데 MRI는 자기장을 이용한 촬영이라 방사능 노출이 없어요. 전자기파라도 몸에 좋진 않겠지만 치료를 위한 것이니 감수해야겠죠.


MRI 장비가 자기장을 이용한 장비이다 보니 금속 똑딱이나 액세서리, 혹시 몸속에 삽입한 금속이 있는지 꼭 확인해요. 혹시나 링겔을 꽂은 상태에서 똑딱이를 발견하면 정말 곤란할 것 같아요. 전 액세서리는 집에서 미리 빼두고, 가장 편한 티셔츠에 쫄바지 입혀 다녀왔어요.


아이를 MRI 기계에 눕히러 들어갈 때도 휴대폰, 카드 같은 건 가지고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가방은 입구에 두고 들어갔어요. 전에는 안경도 벗고 들어가라고 안내하시는 분도 있었는데 오늘은 안경은 괜찮다고 하시더라구요.



- 얇은 담요 챙기기


지난 여름에 MRI 촬영 후 바로 감기에 걸렸어요. 기계에서 열이 나서 그걸 식히려고 그러는건지 촬영하는 곳이 꽤 썰~렁하다고 해요. 그래서 여름이라고 얇게만 입혀가면 감기에 걸리기도 하더라구요. 다음 날 소아과 진료에서 하루 전날 MRI 찍었다고 하니, 유아들은 MRI 촬영 후 감기에 걸려서 오는 일이 종종 있다고 했어요.


오늘은 약간 두께감 있는 긴바지를 입혀 갔는데 아이 마취 후 눕히고 나서 선생님이 바닥에 깔린 천을 아이 몸 위로 살짝 넢어주더라구요. 전에는 얇은 담요 같은 덮을 것이 없는지 직접 물어보신 적도 있었어요. 혹시 아이가 감기에 잘 걸린다면 미리 챙겨가면 좋을 것 같아요.




2. 금식

- 수면 마취는 금식 지키기


MRI 촬영은 30분 정도 소요되는데, 가만히 있으면 되기 때문에 성인들은 마취 없이 촬영을 진행해요. 하지만 아이들이 30분을 가만히 있는건 불가능하기도 하고 많이 무섭겠죠? 그래서 주로 수면 마취 후 촬영을 진행해요.


원래는 작년 연말에 MRI 촬영이 예약되어 있었지만 당일 아침 준비를 끝내고 집을 나서려는데 아이가 제 가방안에서 쿠키를 꺼내서 먹고 있더군요. 먹자 마자 발견한거라 아이 손톱만큼밖에 못 먹었지만, 2시간 후의 촬영은 할 수 없었어요. 교수님께서 아주 쿨하게 미뤄주신 MRI 날짜가 오늘이었어요 :)


일반적으로 사람은 잠을 잘 때 호흡이 느려져요. 그런데 수면마취 상태에서는 잠을 잘 때보다 호흡이 더 느려질 수 있다고 해요. 그렇게 수면마취 상태에서 구토를 하거나 음식물이 역류하여 기도로 삽입되거나 폐로 들어갈 경우 치료도 매우 어렵고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꼭 금식 시간을 지켜야 해요.



- 금식 시간

일반식, 우유 : 8시간

분유 : 6시간

물 : 4시간


우유와 분유 금식 필요시간이 다르니 꼭 주의하셔야 해요. 촬영 6시간 전에 우유 먹인 적이 있었는데 결국 예정 시간보다 2시간 더 미뤄서 8시간 금식시간 채우고 촬영했었어요. 병원 복도에 앉아 그 시간을 버티려니 정말 힘들더군요. 4시간 전의 물도 목마름을 축일 수 있는 최소한의 한두모금 정도의 맑은 물을 뜻하는 것으로 한 컵 벌컥벌컥 마시면 안돼요.


급한 MRI 촬영이 아니라면 몇 달 전에 예약해서 아침 첫 시간에 촬영할 수 있어요. 전 가급적이면 10시 전후의 촬영을 예약하고 전날 밤 저녁 잘 먹이고 재워서 아침에 물 마시는 것만 주의해서 못 마시게 하면 금식이 크게 어렵진 않았어요.




3. 아이 컨디션

- 콧물, 기침


수면마취 중에 가래나 누런 콧물이 꽉 막혀 마취 후 아이가 호흡을 할 때 많이 괴로워할 수 있으니 촬영전에는 혹시 감기가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해요. 담당 교수님은 MRI와 감기는 상관없으니 촬영할 수 있다고 하셨지만 마취 선생님은 아이가 감기에 걸려 콧물이 흐르는지, 기침을 하는지 꼭 체크하세요. 오늘은 맑은 콧물이 아주 조금 있다고 하니, 누런 콧물은 아닌지 기침이 없는 건 확실한지 강조해서 확인하셨어요.



- 화장실 다녀오기


오늘 아이가 대차게 사고를 쳤어요 :)

촬영을 끝내고 마취 상태인 아이들은 소아마취실로 이동하여 마취가 완전히 깬것을 확인 후 집에 가는데요, 소아마취실에서 본 아이의 바지가 흠뻑 젖어 있더군요. 밤기저귀를 완전하게 뗀지도 서너달은 된 것 같은데 깜짝 놀랐어요. 수면마취가 일반 잠자는 것과 많이 달라 소변을 조절하지 못할 수도 있냐고 여쭤봤는데 딱히 그런건 아닌데..라고 하시며 웃으시더라구요.


다음에는 기저귀를 채워야 하나 생각도 했는데 밤기저귀도 뗀 마당에 그렇게 챙겨다니길 힘들 것 같고, 앞으로는 링겔 달기 전이나 직후에 꼭 화장실을 들리려구요.







4. 촬영 후 식사

- 마취가 완전히 깬 후 1시간 뒤 물부터


유아 MRI 촬영에 사용되는 마취제는 작용시간이 짧은 약제들로 30분의 촬영 직 후 아이들은 금방 잠에서 깨요. 그래서 마취약제와 관련된 부작용이 뒤늦게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음식은 수면마취에서 완전히 깬 후 1시간 뒤 맑은 물을 한 모금 먹여보고 이상이 없으면 식사를 할 수 있는데 먹기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먹여주면 좋아요.


오랜 시간 금식을 했고, 촬영을 위한 조영제를 투여했기 때문에 충분한 수분섭취가 필요해요. 유아 MRI 촬영한 날은 혹시 넘어져 다치지 않는지 잘 지켜보고 물도 충분히 챙겨주세요.





금식시간과 컨디션만 잘 챙긴다면 그닥 걱정할 일은 없을꺼에요 :)

둘째는 원래도 주사를 잘 맞는 아이이긴 했지만 오늘은 조영제 투여를 위해 혈관 잡을 때 앵 한번 하고는 로보트 같다며 더 신나 했었어요. MRI 기계 앞에서도 로보트 기지 같다고 해주니 멋지다고 우아~~ 하더라구요. 아이들은 엄마가 의연하고 씩씩할 수록 더 괜찮아지는 것 같아요.